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이는 같은데 저 친구는 왜 저렇게 젊어 보일까?" 누구는 피부가 맑고 탄력이 있는데, 누구는 얼굴에 실핏줄이 보이고 피부도 푸석해 보입니다.
비싼 화장품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평소 생활 습관 때문일까요?
피부 노화에는 유전, 자외선, 흡연, 보습 상태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줍니다. 혈관 건강도 중요하지만, 혈관이 좋다고 무조건 동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 뜨거운 물로 오래 씻으면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습니다.
- 얼굴에 보이는 실핏줄과 전신 혈관 건강은 구분해야 합니다.
-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은 혈관 건강에 중요합니다.
- 특정 음식이나 ABC 주스 하나로 혈관 건강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목욕 습관만 바꿔도 피부가 달라질까요?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목욕탕에 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때를 밀던 기억이 있습니다. 묵은 때를 벗기고 나면 피부가 한결 깨끗해진 것 같았지요.
그런데 피부에는 꼭 좋은 습관만은 아닙니다. 뜨거운 물과 지나친 때밀기는 피부를 보호하는 기름 성분을 없애고 피부 장벽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미국피부과학회(AAD)는 건조한 피부를 관리할 때 미지근한 물로 5~10분 정도 목욕하거나 샤워하도록 권고합니다. 씻은 뒤에는 물기를 가볍게 닦고 피부가 촉촉할 때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짧게 씻는 것이 아니라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 1주일에 한번씩 목욕탕가서 때를 불리고 오랫동안 씻었던 습관 때문인지, 샤워도 매일 20분 이상 했었는데요, 이제는 5분 길어도 10분내로 끝내려고 합니다. 이렇게 샤워를 하고 물기를 가볍게 닦아내고 보습제를 바르니 피부가 더 좋아 진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얼굴에 보이는 실핏줄, 혈관 건강이 나빠졌다는 신호일까요?
나이가 들면서 코 주변이나 볼에 붉은 실핏줄이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를 보고 혈액순환이 나빠졌다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얼굴의 실핏줄은 자외선 노출, 피부가 얇아지는 현상, 주사라는 피부질환 등 여러 이유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강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얼굴에 오랫동안 잘못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도드라져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처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스테로이드까지 피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얼굴 피부에 보이는 혈관과 심장·뇌로 피를 보내는 혈관의 상태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피부에 실핏줄이 보인다고 동맥경화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요.
따라서 피부에 나타난 변화의 원인을 살피면서 전신 혈관 건강은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혈관을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습관은?
혈관 건강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흡연입니다.
담배의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과 심박수를 높일 수 있습니다. 흡연은 혈관 손상을 일으켜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위험도 높입니다.
특히 버거씨병은 주로 팔다리의 작은 혈관에 염증과 막힘이 생기는 질환으로, 담배 사용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심한 경우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상처가 생기고 조직이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안심해도 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운동량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심혈관 건강을 위한 8가지 핵심 요소로 건강한 식사, 신체활동, 금연, 충분한 수면, 체중, 혈압, 혈당, 혈중 지방 관리를 제시합니다.
고기를 먹은 뒤 운동하면 괜찮을까요?
삼겹살이나 기름진 고기를 먹고 나면 "오늘은 좀 걸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식후 가볍게 움직이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했다고 기름진 식사의 영향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 포화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고 다양한 음식을 균형 있게 먹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고기를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택하고 채소, 콩류, 통곡물 등을 함께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혈관 건강에 좋다는 음식, 무엇을 먹어야 할까요?
고등어, 마늘, 비트, 견과류처럼 혈관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은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음식 하나가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심장협회도 특정한 특별식품보다 채소, 과일, 통곡물, 견과류, 생선 등을 다양하게 먹는 식사 패턴을 강조합니다.
저도 혈관 건강을 위해 우선 매일 먹는 기름부터 카놀라유에서 올리브유/아보카도유로 바꾸었습니다. 또한 견과류도 매일 조금씩 (많이 먹으면 칼로리가 높으니) 먹으며, 불포화지방과 식이섬유를 섭취하려고 노력 합니다.
ABC 주스, 정말 혈관에 좋을까요?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ABC 주스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사과(Apple), 비트(Beet), 당근(Carrot)을 함께 갈아 마시는 주스입니다.
특히 비트에는 질산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몸에서 혈관을 이완시키는 물질을 만드는 데 관여할 수 있습니다.
2024년 발표된 연구들을 종합한 분석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비트 주스 섭취가 수축기 혈압을 낮출 가능성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연구의 확실성은 낮았고, 모든 혈압 지표에서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 연구가 ABC 혼합 주스 전체의 효능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과일과 채소를 갈아 마시는 것은 섭취 방법 중 하나이지만, 착즙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과일을 많이 넣으면 당분도 많이 섭취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재료를 통째로 먹는 습관도 좋습니다.
사과·샐러리·케일 조합도 다양한 채소를 먹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특별한 혈관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식단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요?
이번 글은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 원장이 출연한 동안·혈관 관리 관련 영상을 참고해 정리한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영상에서 다룬 생활 습관을 살펴보면 도움이 되는 조언이 많습니다. 다만 피부 관리, 혈관질환 예방, 특정 식품의 효과는 서로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는 과일 주스의 당분 섭취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신장질환이나 신장결석 병력이 있다면 비트·시금치 등의 섭취량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분은 비트 주스로 약을 대체하지 마세요. 얼굴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 중이라면 임의로 중단하기보다 처방한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50대부터 무엇을 실천하면 좋을까요?
피부를 위해서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보습제를 바르고, 자외선 차단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관을 위해서는 금연하고, 균형 있게 먹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국심장협회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150분 정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합니다. 건강 상태에 맞춰 걷기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도 현재 저의 식단을 다시한번 돌아보고, 좀더 건강한 식단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건강한 기름, 적절한 양의 견과류, 과일 등을 섭취 뿐만아니라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관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찬물 샤워가 혈관에 더 좋나요?
찬물은 일시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지만, 찬물 샤워가 장기적으로 혈관을 더 건강하게 만든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심혈관질환이 있다면 갑작스러운 찬물 노출을 조심해야 합니다.
Q2. 얼굴에 실핏줄이 보이면 혈액순환 문제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외선, 피부질환, 피부 두께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므로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피부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3. ABC 주스를 매일 마셔도 될까요?
건강 상태와 섭취량에 따라 다릅니다. 첨가당 없이 적당량을 섭취할 수 있지만, 과일과 채소를 통째로 먹는 식습관도 함께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Q4. 50대부터 관리해도 늦지 않을까요?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금연, 운동, 식습관 개선은 중년 이후에도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고 지속하는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젊어 보이는 피부를 위해 우리는 새로운 화장품이나 특별한 음식을 찾곤 합니다. 하지만 평범한 생활 습관을 꾸준히 지키는 일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피부 노화와 혈관 노화는 같은 현상은 아니지만, 금연과 건강한 식사처럼 두 가지 건강 관리에 함께 도움이 되는 습관도 있습니다.
오늘은 샤워 시간을 조금 줄이고, 식사 후 가볍게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습관들이 모여 앞으로의 건강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미국피부과학회(AAD), 건조한 피부 관리 권고
공식 자료 보기
2. 미국심장협회(AHA), Life's Essential 8
공식 자료 보기
3. Grönroos 외(2024), 비트 주스와 고혈압에 관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논문 초록 보기
4. 함익병 원장 동안·혈관 관리 관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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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식단이나 치료 방법을 변경하기 전에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최종 수정일 : 2026년 10월 22일




